강촌, 남이섬에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대신 '스타박씨 커피'가 있다. 간판도 녹색 테두리 위에 흰색 글씨가 써있어 스타벅스 로고를 연상시킨다. 테두리 안에는 스타벅스 로고의 인어 대신 원두를 물고 있는 제비가 그려져 있다.
이밖에도 주점 '술타먹스', 분식점 '스타떡스', 아디다스를 패러디한 치킨집 '아디닭스', 퓨마를 패러디한 미용실 '파마', 맥도날드를 패러디한 치킨집 '닭도날드', 분식집 '먹도날드'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명해진 매장이다.
유명 상호명 패러디는 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나 패러디가 과할 경우 불법이 될 수 있다. 합법 여부는 업종, 포장 유사성 정도 등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현행 상표법(제7조1항)상 이미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는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유사 업종에서 사용할 경우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또 패러디 대상이 된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거나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도 등록이 불가능하다.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 관계자는 "상표 패러디에 대해 합법 여부를 결정할 때는 △패러디 대상 상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정도 △이미지 침해 여부 △해당 업종 수요자의 혼동 여부 △포장 유사성 △업종 등이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기준에 따르면 '스타박씨 커피' 등의 상호명들은 불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특허청 설명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수요자의 혼동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해당 상표는 스타벅스와 구분이 되기 때문에 유사상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프레야'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 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상표는 외관과 호칭이 달라 유사상표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반대로 원래 브랜드를 지닌 회사가 승소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서울에 위치한 마사지 가게 '샤넬 스파'가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상표 사용을 중단하고 샤넬에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샤넬은 지난 2010년과 2012년에도 '샤넬 비즈니스 클럽' 등 유흥주점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이겼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지난 2009년 충남의 '버버리 노래방'을 상대로 소송을 내 25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상표의 경우 유흥주점처럼 상표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업종에서 사용할 경우 상표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표법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