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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약물과 같은 것이어서 중독성이 강하다. 사람이 사랑에 빠질 경우 술이나 코카인 같은 약물을 복용했을 때처럼 같은 부위의 뇌가 활성화된다. 사랑에 빠지면 물질적인 약물 복용 없이도 감정에 중독될 수 있다.

만약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지게 된다면 그로 인한 결과는 끔찍할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중독되었던 약물을 갑자기 끊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코올 같은 약물을 끊는 것은 병원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실연은 보이지 않는 감정적인 것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어 더 위험하다.

실연과 같은 정신적인 충격이 실질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1986년 사례를 통해 남아 있다. 미국 매서추세츠 종합병원에 44세의 여성이 입원했는데, 하루 종일 문제 없다가 오후 들어 갑자기 가슴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심장 발작 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의료진이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그녀가 심장에 아무런 질환이 없었고 심장 주위에 위험한 혈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보면 나타나는 증상은 분명 심장 발작과 같았지만 아니었다. 이는 유명한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희귀한 케이스로 기술되어 있다. 토마스 라이언과 존 팰론은 이 저널에서 심장에 미친 분명한 위협은 생리학적인 것보다는 감정적인 요소였다고 주장했다. 그날 오전 이 여인이 17세 아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슷한 감정이 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졌다. 야생동물들은 생과 사가 달린 두려움이 갑자기 엄습하게 되면 흥미로운 현상을 나타낸다. 포식자에게 잡히게 되면 엄청난 양의 아드레날린이 혈액 속으로 분비되어 동물의 근육을 파괴시키는 독으로 작용하는 정도까지 이른다. 이 영향은 물론 심장에도 미친다. 이런 증상을 '포획 동물에게 나타나는 근질환'이라고 부른다.

포식자들에게 잡혀 먹는 사슴 종류의 동물들을 비롯해서 조류, 침팬지 같은 영장류에게도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중반 이후로는 사람을 대상으로도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991년 1월 18일 이스라엘에 심장 관련 문제로 죽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원인을 이날 이라크에서 이스라엘로 18발의 미사일이 직접 날아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에 직접 상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인 측면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아프고 숨이 가빠지고 심장에 부정맥이 생긴다. 심장 검사를 해보면 심장의 일부가 탄력을 잃고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심장으로 가는 혈관을 병적으로 과도하게 수축시켜 심장 근육의 일부가 그 기능을 잃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스트레스성 심근증(Broken heart syndrome)이라 부른다.

여성이 특히 이런 질환에 잘 걸리는데 특히 50세 이후의 여성에게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우자와의 이별(사별인 경우가 많다)에서 온다. 매서추세츠 여성의 경우처럼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같은 증상을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by special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