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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통 만드는 자동차 회사? 브랜드 역사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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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1


지난해 혼다가 선보인 잔디깎이 '민 모워'/사진제공=혼다 코리아 

 

수많은 자동차 메이커가 있다. 대부분 당대 최신 기술을 선보였던 창립자와 기록을 자랑한다. 이중 몇몇 메이커들은 뜻밖의 이면을 갖고 있다. 공식적인 홍보 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얘기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숨길 것도 없는 별도의 프로젝트나 형제 회사들이다. 

 

매해 끊이지 않고 새로운 계획을 내놓는 대표적인 메이커를 소개한다. 다소 엉뚱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지금껏 이끌어 오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혁신을 최우선으로 했을 창립자의 역사를 존중하고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혼다의 잔디깎이 = 혼다는 스스로를 움직이는 모든 것을 만드는 회사라 말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부터 소형 가전용 모터까지 사람에게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개발한다. 독립적인 기술력을 갖출 수 있다면 잔디깎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4월2일 혼다는 '민 모워(Mean Mower, 사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깎이 기록을 세웠다고 공식 발표했다. 1000cc엔진, 109마력에 최고속력 시속 209km, 평균속력 시속 187.60km를 기록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초면 도달한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톱기어(Top Gear)'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혼다의 잔디용 트랙터 혼다 HF2620를 개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잔디깎이는 커터 데크의 전기 모터 2개로 4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3mm짜리 스틸 커팅 케이블을 돌리며 잔디를 시속 24km의 속력으로 깎는다. 6단기어에 패들시프트까지 장착했지만 엄밀히 안전벨트 없이 타고 달려야 하는 잔디깎이다. 판매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눈에 띄는 혼다의 '딴 짓'은 보다 거대하다. 올해 첫 고객 인도를 앞 둔 5인승(조종사 제외) 경량 제트기 '혼다젯'이다. 혼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30년간 염원해 온 비행기 제작의 꿈을 이뤘다. 혼다젯의 최고 속력은 시속 778km(420노트), 고도는 13.1km(4만3000피트)로 동급 기종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동급 대비 연비를 17%까지 끌어올렸다. 역시 동급 최대 객실 공간을 설계해 가장 큰 적재 용량과 전용 화장실 공간까지 확보했다. 

 


혼다가 개발한 5인승 경량 제트기 '혼다젯'./사진제공=혼다코리아

 

◇ 포르쉐 디자인 = 자동차 메이커들은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우산과 IT(정보기술) 액세서리 같은 소품이나 의류를 판매하곤 한다. 자동차 메이커의 가치와 스타일을 일상에서도 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포르쉐 디자인은 시작이 다르다. 애초에 별도의 디자인 센터로 독립해 출발했다. 그러나 시작의 역사를 잊지 않는다. 매해 포르쉐 자동차 소재와 디자인을 반영한 포르쉐 드라이버 컬렉션을 별도로 내놓는다. 

 

포르쉐 디자인은 포르쉐의 창업자 페르디난드 피에히 박사의 손자, F.A 포르쉐가 1972년 독립해 세운 디자인 전문회사다. F.A 포르쉐는 독립하기 전 초기 포르쉐의 자동차 디자인을 담당했다. 오늘날 포르쉐의 정체성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포르쉐 911이 그의 역작이다.

 

포르쉐 디자인은 1978년부터 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블랙과 실버 컬러를 바탕으로 날렵하면서 남성적인 디자인을 내놓는다. 지멘스와 삼성 등 각 분야 기업과 협업을 통해 만년필부터 주방기기, 가전제품과 의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비롯해 유럽의 주요 공항에 가면 포르쉐 디자인 매장이 각국 명품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본사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독일에 있다. 영업망으로는 포르쉐 자동차 못지않다. 현재 전세계 직영점 33개고, 면세점을 비롯한 영업점이 118개에 이른다.

 


포르쉐디자인의 의류·정보기술(IT) 작품. /사진제공=포르쉐디자인

 

◇푸조의 후추통 = 푸조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존하는 자동차 기업 중 가장 긴 역사다. 시작은 그라인더(커피나 통후추 등을 갈아내는 소품)를 만드는 자그마한 가족회사였다. 1810년 부품회사가 되고 자전거와 스쿠터를 만든 다음 1890년부터 자동차를 만들었다.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을 비롯해 전통을 자랑하는 각국 유명 레스토랑에서 푸조의 로고가 그려진 후추통과 소금통을 발견해도 놀랄 게 없다. 푸조는 여전히 용맹한 사자 로고가 그려진 주방 소품을 만들고 있다. 푸조의 홈페이지에 당당히 소개하고 박물관 온라인 숍을 통해 판매한다.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원목으로 만든 전통적인 후추통의 가격대는 20유로(2만5000원대) 수준. 

 

얼마전 푸조 디자인 랩은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바꾼 후추 그라인더(사진)와 허브, 커피 그라인더의 콘셉트 디자인을 따로 발표하기도 했다.

 


푸조의 후추 그라인더 /사진제공=푸조

 

머니투데이 김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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