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골목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어린 시절 넓게만 보이던 골목길. 성인이 돼 찾아간 골목길은 좁기 그지 없다. 골목길 모퉁이 한 켠을 지키는 떡볶이 집에는 '그 때 그 아주머니'가 여전히 지키고 있다. 골목에 대한 향수는 세월을 뛰어넘고 추억을 되새기게 만든다.
'골목투어'가 뜨고 있다. 서울 해방촌과 서촌, 북촌, 연남동을 비롯해 대구와 군산, 통영, 부산 등 각 지역 골목투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해방촌에서 '주말브런치'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해방촌은 실향민이 모여 형성된 곳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용산2가동인 이 곳은 골목투어의 원조로 꼽힌다. 인근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옮겨오면서 인기를 모았다. 비싼 집값과 물가를 피해 온 외국인을 상대로 생겨나기 시작한 햄버거 가게와 수제 맥주집, 패션소품 가게 등은 소박한 골목 풍경과 어울린다.
서촌마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주말 점심 무렵이면 약속이나 한 듯 편안한 차림에 가벼운 가방을 들고 해방촌으로 사람들은 모여든다. 먼 곳에서 찾아온 이들도 많다. 아침 겸 점심 식사로 토스트와 베이컨, 오믈렛, 커피 등으로 구성된 브런치를 시켜놓고 느긋한 주말 낮을 보내는 풍경이 해방촌을 물들인다. 따스하고 호젓하면서 특별한 공간의 탐방기가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해방촌에 이어 옛 멋을 간직한 서촌과 북촌, 삼청동, 연남동 도 덩달아 골목투어 반열에 들어 섰다.
해방촌 골목투어에 나서고 싶다면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부터 6호선 녹사평역 사이를 거닐면 된다. 랜드마크는 해방촌 오거리와 후암동 108계단. 언덕길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운동화나 낮은 신발은 필수다. 유명 맛집으로는 자코비버거와 카페해크니, 더바틀샵, 버거마인이 손꼽힌다.
◇지방 골목투어-서울과 다른 맛·멋
지방 골목투어는 서울의 '그것'과 다르다. 대구 계산성당과 구 군산세관처럼 근대 유적지와 맞물린 것이 특징. 옛 정취가 많이 남아 있다. 찜갈비와 꿀빵같은 동네별미를 맛보는 것도 '꿀재미'다.
대구 김광석 거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구시는 중구 지역에 5개 골목투어 코스를 개발했다. 열명 이상이 모여 신청하면 시에서 무료 골목문화해설탐방도 지원한다.
대표적인 골목투어는 만세계단 동산식육식당과 계산성당 옆 커피명가, 이상화고택 , 진골목 약전식당으로 이어지는 근대문화골목. 최근에는 대구 출신의 가수 김광석을 모티브로 방천시장 동편 신천대로 둑길 350m 길에 '김광석 벽화거리'도 조성했다. 안지랑곱창 거리와 동인동 찜갈비 등 별미 식당이 밀집한 7가지 테마거리도 있다.
전북 군산도 골목투어의 새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을 수십년 전으로 돌려놓은 근대풍경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출출하면 한국 5대 짬뽕집의 하나로 꼽히는 복성루 짬뽕과 단팥빵이 유명한 이성당 빵집에 들러도 좋다.
금광동에는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있다. 해망동의 구 히로쓰 가옥과 1926년 개통한 반원형 터널, 100년 전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을 수입해 만든 구 군산세관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힐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옛 군산세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통영 동피랑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