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6000만~7000만원 있으면 6개월 만에 1000만원 벌 수 있어요. 욕심내면 안 되지. 금리도 저렴하잖아.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 대출받아도 남는 장사지."
황사가 전국을 강타한 지난 23일 저녁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인근, 일렬로 늘어서 있는 공인중개소들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동탄2신도시 투자에 대해 묻자 한 공인중개사는 "동탄역 KTX 복합환승센터 바로 인근 아파트는 벌써 85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늦었다"며 "앞으로 상권이 형성될 지역의 84㎡ 소형을 중심으론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전매를 권했다. 그는 "신안인스빌2차의 경우 4월부터 명의변경이 가능한데 그 전에도 거래는 할 수 있다"며 "우리도 한꺼번에 물건을 사들여 팔고 그 차익으로 장사를 한다"고 귀띔했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입지만 잘 선택하면 4000만원 가량의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도 추가로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1000만원 정도는 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16개 신규단지들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3.43대1. 업체들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다. 다음달에만 잔여 물량 1만여가구 중 6개 단지 3468가구가 분양에 돌입한다.
현재 △동탄센트럴자이(559가구) △계룡리슈빌(656가구) △금성백조예미지(485가구) △모아미래도(460가구) △이지더원(642가구)등 5개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대우푸르지오2차나 반도유보라 등은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예상이다. 역 인근에 위치한데다 동탄2신도시에선 귀한 84㎡(이하 전용면적) 물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현재 웃돈이 붙은 것까지 반영해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KTX 동탄역 인근 상권을 중심으로 웃돈은 껑충 뛰었다. 우남퍼스트빌 84㎡(분양가 3억3900만~3억4200만원)는 웃돈이 8500만원까지 올랐다. 중심상권에서 거리가 있는 푸르지오(A-29BL) 84㎡ 웃돈은 4500만~5500만원까지 형성됐다. 포스코더샵(A-102) 84㎡ 웃돈은 2500만원 선이다.
2신도시 분양가만 보면 1신도시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웃돈이 붙으면서 실부담액은 늘어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신도시 월드메르디앙, 반도유보라 84㎡는 3억2000만~3억6000만원, 한화꿈에그린, 우림필유 84㎡는 3억3500만~3억7000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동탄2신도시는 기반시설들이 거의 없어 당장 거주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1신도시에서 자동차로 5분 가량 이동하면 입주 가능한 아파트보다 황량한 공터와 공사 현장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잘 닦여진 왕복 8차선 도로도 텅 비어 있었다.
인근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5년 안팎이 걸리지 않겠냐"며 "거주가 목적이라면 그때까지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공인중개소 대표도 "높은 전세가율에 질린 1신도시 주민들이 전세로 살더라도 2신도시로 이주할 줄 알았는데 움직임이 없다"며 "아직은 기반시설이 없어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동탄2신도시에 대한 열기가 실수요자보다는 투자 목적의 청약이 훨씬 더 많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장 중개업소들이 전하는 웃돈과 청약 열기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매기간이 끝난 뒤의 상황, 향후 입주 수요와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신중하게 거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