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고대 유적을 마구 훼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분 길이의 영상에서 IS 대원들은 건물 안의 대형 조각상들을 망치와 드릴로 무차별 파손하고 있다.
IS가 파괴행위를 벌인 곳은 북부 도시 모술의 박물관과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고대 도시 하트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IS가 훼손한 유물은 아시리아 사르곤왕의 조각상 등 기원전 7세기의 것까지 포함됐다.
한 대원은 카메라를 향해 "무슬림이여, 내 뒤에 있는 이 유물들은 고대 사람들이 신 대신 믿었던 우상들"이라며 "아시리아인, 아카디아인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은 비, 농사, 전쟁을 위한 신을 섬겼으며 공물을 바쳐 그들과 가까워지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언자(무함마드)께서는 자신의 축복어린 손길로 메카에서 우상들을 제거하고 묻으셨다"고 덧붙인다.
영상 앞부분에는 책과 고대 문서를 불태우는 장면도 담겨 있다.
IS는 이날 모술 중부에 위치한 12세기 쿠드르 사원도 폭파시키는 등 문화유산에 대한 훼손 행위를 계속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IS의 문화유적 파괴 행위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회의를 요청했다.
보코바 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문화적 비극보다도 훨씬 더한 문제"라며 "이라크에 종파 문제와 폭력적 극단주의, 갈등을 심는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