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웹툰 '괜찮아 애송이' 69화 누구없소下 편 캡처
'클릭수 36만여개 , 댓글수 1만5000여개'
김진아 스쿱미디어 작가가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토요일 마다 다음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하고 있는 웹툰 '괜찮아 애송이'의 1~93화 전체 에피소드 조회수와 댓글수다. 한 에피소드 당 약 70~200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고 독자들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별(★)점수도 10점 만점에 평균 9.5~9.7점을 기록한다.
'괜찮아 애송이'는 일상 속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이른바 '생활툰'(생활 웹툰)으로 김 작가의 일상과 이에 대한 단상이 담겨 있다. 친한 언니·누나 이야기 같고 때론 내 이야기라 생각될 만큼 공감이 가 '민간인 사찰 만화'로도 불린다.
웹툰에는 김 작가가 재직 중인 스타트업 '스쿱미디어'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노골적인 회사 홍보는 없다. 대신 주인공 애송이가 회사에 첫 출근한 날 만난 직원들에 대한 첫인상이나 93년생 신입사원이 입사하며 애송이가 나이 차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 직장에나 있을 법한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되 개성 강한 직원들의 캐릭터를 살려 스쿱미디어만의 자유롭고 유연한 회사 문화를 녹여낸다.
현재까지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총 9여명이다. 김 작가가 주인공 '애송이'로 등장하고 지상현 콘텐츠사업부 팀장은 훤칠한 외모와는 상반된 사차원의 정신 세계를 자랑하는 반전 캐릭터 '지지배'로 묘사된다. 캐릭터 '송혜교'는 김선애 콘텐츠사업부 이사로 자식 걱정 하는 엄마처럼 직원들을 채찍질하는 상사로 표현됐다. 신진욱 대표는 푸근한 이미지의 판다 캐릭터로, 회사 막내 여직원 추구미 캐릭터는 병약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김이슬 커뮤니케이션 팀장의 성격을 반영했다.
김 작가는 "직원들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관심이 많다. 직원들 캐릭터가 등장하고 나면 그 다음날 '말투가 닮았네', '표정이 똑같네'라며 서로 이야기한다"며 "대표님은 웹툰이 직원들에게는 이벤트와 같다며 재미있어 하신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꼽은 인상적인 회사 에피소드는 68·69화 '누구없소 上·下' 편이다. '추구미'양의 생일 날 회사문이 잠겨 전 직원이 사무실 앞에 몇 시간 동안 기다렸던 실화를 다뤘다. 열쇠 수리기사를 불렀지만 소용이 없자 결국 지지배 팀장이 사다리를 타고 베란다로 가 사무실 문을 열었다. 웹툰이 올라가고 페이스북 팬 페이지 '애송이의 사생활'에 지 팀장이 사다리를 탄 모습을 찍은 인증사진을 올렸는데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김 작가는 "독자들이 '진짜 있었던 일이었냐'며 신기해 하시더라"며 "댓글로 잠긴 문 여는 방법들을 알려주시기도 했다"며 웃었다.
실제로 김 작가가 운영중인 페이스북 팬 페이지의 팔로워는 총 1530여명으로 김 작가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로 표현된 직원들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내는 팬들이 많다. 김 작가는 "얼마 전 만화에서 다루지 못한 뒷 이야기를 풀고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광고도 없이 순식간에 천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다"고 말했다.
웹툰은 스쿱미디어 사업에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 팀장은 "웹툰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스쿱미디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인재채용에도 도움이 된다"며 "또 웹툰이 유명해지다 보니 김 작가의 연락망을 통해 업무 제휴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애송이 캐릭터들을 상품화할 의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 팀장은 "하지만 웹툰의 목적은 처음부터 회사 홍보가 아니었다"며 "콘텐츠에 억지로 회사 홍보를 담아 내면 독자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동종 업계 벤처인들, 또는 직장인들이 '맞아 맞아'하고 공감하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웹툰으로 풀어낸 것이 '애송이'의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도 "'괜찮아 애송이'는 소재의 90% 이상을 실제 있었던 일에서 뽑아내는 '생활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일어난 일들도 이야기로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골적인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 웹툰 속 회사명도 '스쿱미디어'가 아닌 '판다미디어'로 했는데 이점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지 팀장은 "스타트업계가 회사 간 생존 전쟁이 치열한 곳인데 웹툰이라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회사 이름을 알릴 수 있다면 좋은 홍보 방향이 아닐까"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작가는 "'괜찮아 애송이'가 곧 100화를 맞는데 꾸준히, 오래도록 이야기할 수 있고 독자들도 공감하며 편하게 볼 수 있는 웹툰을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웹툰 '괜찮아 애송이'를 연재 중인 스쿱미디어의 김진아 작가(왼쪽), 지상현 콘텐츠사업부 팀장/사진=스쿱미디어 제공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