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 당국이 원정 출산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최근 중국인 임신부들이 대거 미국으로 들어와 이른바 '출산 여행'을 하면서 알선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 합동수사관들은 3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서 '출산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운영하는 다수의 아파트를 급습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사관들이 서던 캘리포니아에서 37곳을 수색했다"며 "부유한 중국 여성들에게 출산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불법 활동을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한 단속이었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민세관국과 연방수사국 소속 수사관들은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한국을 포함해 중국, 몽골 등 아시아에서 온 임신부 밀집지역에서 일제히 단속을 펼쳤다.
수사관들은 어바인, 랜초 쿠카몽카, 로우랜드 하이츠, 월넛 등 LA 근교 아파트 단지에서 다수의 외국인 임신부들이 머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민세관국의 버지니아 키스 대변인은 출산여행 알선 업체들이 "외국 국적 임신부들에게 여행 및 숙소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 여성들은 미국에서 출산해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려고 이러한 서비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키스 대변인은 모두 37곳의 아파트를 수색했다며 "비자 부정 발급, 세금 사기, 돈세탁, 여행기록 조작 등 불법 행위와 관련한 증거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이번 단속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여성들이 원정 출산을 위해 대거 미국으로 입국하면서 알선 업체들이 더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당국의 수사발표에 따르면 서던 캘리포니아의 한 오렌지 카운티 병원에서만 최근 중국인들이 400명이 넘는 신생아들을 출산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 국적의 신생아는 2008년 4200명에서 2012년 1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중국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원정 출산을 알선하는 한 업체는 '스타베이비케어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1999년 이후 모두 8000명의 임신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중국인이었다.
이민세관국에 따르면 출산여행업체들은 한국,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임신부들로부터 1만5000~5만달러를 받고 출산과 시민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체들은 이른바 '산모호텔', '분만센터' 등 조산소를 지정해놓고 여행비자 발급에서부터 분만할 때까지 병원·숙소까지 알선하는 등 조직적 활동을 펼친다.
임신부에게 의료진료 서비스와 숙박시설, 기사가 딸린 자동차를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즈니랜드나 대형 쇼핑몰을 방문하는 레크레이션 활동이 포함된 패키지도 있다.
이들의 웹사이트에는 비자 신청방법·신생아 여권 발급 방법 등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키스 대변인은 "출산여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임신부들에게 입국시 방문 목적을 여행이라고 진술하라고 교육시킨다"고 말했다.
또 임신부 고객들에게 입국시 세관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헐거운 옷을 입어 부른 배를 숨길 것을 가르친다고 키스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