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배달앱에 대한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학생들이 개발한 무료 배달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으로 배달해주는 음식점 정보를 모은 앱 '샤달'이 그 주인공. 서울대 근처 음식점 70여 곳의 메뉴와 전화번호를 제공하고 있지만 음식점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0원'이다.
샤달은 서울대 학생들에게 캠퍼스 안까지 배달해주는 음식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존 배달앱으로는 이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 기존 배달앱은 서울대 배달 여부와 상관없이 관악구의 음식점 정보를 알려줘 학생들이 막상 전화했다가 허탕 치는 일이 잦았다. 예컨대 '서울시 관악구'로 검색했을 경우 서울대 캠퍼스 안으로 배달 가능한 음식점과 그렇지 않은 곳의 구별이 없었다.
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에서 음식점 정보를 공유해왔지만 2013년 사이트가 개편에 들어가고 캠퍼스 내 음식점 전단지 반입이 금지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때 서울대 12학번 동기들인 최석원씨(22·자유전공)와 이장원씨(22·자유전공), 남형욱씨(23·경영학)씨 등 3명이 샤달을 개발하게 됐다.
최씨는 "당시 친구들끼리 '배달 음식점 전화번호 있느냐'고 카카오톡으로 물어보던 때였다"며 "앱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친구의 아이디어에 재밌겠다는 생각에 샤달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최씨를 비롯한 샤달팀 3명은 2주동안 '노가다' 하듯 앱을 개발했다. 캠퍼스에 떨어진 전단지를 주워 음식점 메뉴와 전화번호를 모두 엑셀에 옮겨 적었다. 그 다음 개발한 앱에 데이터를 옮겼다. 틀린 정보가 있으면 일일이 수정했다.
앱 이름 '샤달'은 서울대 정문 모양이 한글 '샤' 자로 보이는 것에 착안해 지었다. '샤달'='서울대 배달', 기억하기 쉬운 재밌는 앱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다.
샤달은 음식점 업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유료 앱이 아니다. 그럼 수익도 나지 않는데 왜 고생을 하며 샤달을 운영하는 걸까? 최씨는 "'재밌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일이다. 재밌어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배운 것도 많다. 앱 개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제대로 앱 출시까지 해본 적은 없었다"며 "샤달을 통해 기획부터 아이디어 구체화, 개발, 마케팅, 피드백 등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어 공부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2013년 10월 출시된 이후 샤달에 포함된 배달 음식점 정보는 40여 개에서 현재는 70여 개로 늘었다. 다운로드수는 1만7000여건. 지난해 서울대 학부생과 석·박사 등 재학생이 3만명에 이르니 절반 이상이 샤달을 이용하고 셈이다. 지난달에는 다른 대학교 요청에 따라 연세대 국제(송도)캠퍼스, 서강대, 중앙대, 서울여대, 경희대, 동국대 등 8개 대학의 배달음식 정보를 통합한 앱 '캠퍼스달'도 내놨다. 최씨는 장씨와 남씨가 군입대한 뒤 현재는 새로 영입한 서울대 학생 4명과 캠퍼스달을 꾸려가고 있다.
최씨는 아직 샤달로 창업할 생각은 없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 뒤 투자사로부터 연락도 받았지만 학생 프로젝트로 시작한 만큼 그냥 프로젝트로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샤달이 학생들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