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에 관계없이 대학에 들어가는 수험생이 1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올해 대입 수시 정원내 모집인원이 21만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가 수능 성적표에 구애받지 않고 대학에 가는 셈이다.
지난 17일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가 제시한 수능 난이도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오는 11월 실시되는 2016학년도 수능은 수학과 영어가 지난해보다는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물수능'과 달리 올해는 수능 변별력이 확보되면서 상위권 학생과 재수생, 내신이 불리한 수험생들이 정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시에서 내신 반영비율은 10% 이하로 사실상 동점자 처리기준에 불과하다.
다만 수능이 약한 수험생이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받지 않는 수시 '절반'의 문을 두드려볼만 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최저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전형의 경쟁률이 높기에 수시에서 이런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진 않다"며 "6월 모의고사 성적 분석을 통해 수능 최저기준 충족여부를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시모집 절반 "수능점수 안봐"
18일 진학사 등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2016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예체능 제외) 정원내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모집단위 정원은 10만5817명이다.
올해 수시전형 총 모집인원(21만8591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수험생이 수능 성적과 상관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셈이다.
수시전형별로는 학생부종합전형 4만4655명, 학생부교과(적성)전형 5만4591명, 논술전형 2599명이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가천대 '가천바람개비' 전형, 가톨릭대 잠재능력우수자 전형 등 141개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 없이 합격생을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성적을 보지 않는 곳은 동국대 성신여대 등 121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논술, 면접,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를 별도로 준비하기가 부담스러운 수험생은 교과성적으로만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또 올해 논술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33개 대학 중 건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10곳이 수능 최저기준 없이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밖에 특기자전형으로 45개 대학 3972명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고려대 국제인재전형과 과학인재전형, 연세대 특기자전형 등은 공인외국어성적과 특기평가, 수상경력 등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최저기준 미적용은 상위권 대학에서는 특기자 전형만 해당된다"며 "상위권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은 끝까지 수능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성적 없이 의대도 갈 수 있어
인기학과인 의대도 수능성적 없이 갈수 있는 곳이 있다.
10명을 뽑는 경북대 수시 일반학생전형은 1단계 교과 100%로 3배수를 추린뒤 2단계에서 면접 30%와 1단계 성적 70%로 선발한다.
순천향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학생2 전형과 지역인재2 전형에서 1단계 서류 100%로 3배수를 뽑은뒤 2단계에서 서류와 면접 종합평가로 각각 5명을 선발한다.
인제대는 1단계 교과 70%와 서류 30%로 5배수를 걸러내고 2단계 면접 20%와 1단계 성적 80%으로 최종 선발한다. 모집인원은인문계고 출신자 25명, 과학영재 9명, 지역인재 28명 등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준비…논술·적성 대비 철저히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 학생부교과성적(내신)이 변별을 가르는 핵심 요소이기에 희망 대학이 학생부 반영교과와 학년별 반영비율, 등급 간 점수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교과성적외 봉사·동아리 활동 등을 함께 보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많은 대학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보고 있지 않기에 수능에 대한 부담감은 적다.
때문에 수능보다는 지금껏 일관되고 연속성 있게 준비해온 활동 등을 정리해 보고,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와의 전공적합성이나, 지원동기, 과정 등을 충분히 자기소개서에 나타낼 수 있도록 준비하자.
일반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 2단계 서류 및 면접을 통해 선발하기에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 준비한 서류와 함께 면접도 착실히 대비해야 한다.논술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지원율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은 좀 더 치열하기에 준비도 좀 더 많이 해야 한다.
논술은 사고의 깊이를 측정하는 시험이기에 기계적으로 쓰거나, 문제를 많이 푼다고 해서 준비를 다 했다고 할 수 없다. 기출문제와 해당 학교에서 실시하는 모의시험을 통해 논술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적성전형은 수능 최저기준를 적용하는 대학이 적기에 합격의 당락이 말그대로 적성시험을 통해 결정된다.
언뜻 보기엔 적성 반영비율보다 학생부성적의 반영비율이 앞서지만 실질 반영비율을 적용하면 적성시험의 비중이 매우 높다. 적성시험은 대학별로 차별성이 있는만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을 신속하게 선정해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