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도 슈베르트를 사랑했다/게티이미지뱅크
오펜바흐의 뱃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지만 그 아름다운 뱃노래를 배경으로 유대인들은 나치에 의해 여전히 죽어간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는 비극적 컨텐츠를 다량의 유머 코드에 버무렸지만, 그 유머와 아름다운 음악이 삶의 비극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아름다운 음악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한다고 해서 선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술은 인간의 내면 그 어느 것 하나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영화는 보여주는 것 같았다. 4월 27일자(온라인)에 실린 프랑스의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인터뷰를 보면 예술의 무력함을 고백하는 발언이 눈에 들어온다.
"나치도 슈베르트를 사랑합니다. 나도 슈베르트를 사랑하고요. 슈베르트의 음악을 깊이 감상하고 난 오후에도 나치 군인은 여전히 사람을 죽였죠. 이런 이유로 나는 예술이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티스트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나아졌어야죠."
이어지는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과 판단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들을 사냥한 그들을 나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지만, 확신하건대 한국인을 고문하던 일본 사람들 역시 그들의 아이를 사랑했고 부인을 사랑한 아주 좋은 아버지였을 거예요." 이 대목에서 인간에 대한 모순과 인간의 한계,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내면을 보게 된다.
그의 결론은 계속해서 의문을 갖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충분히 죽일 수 있는 상황은 그들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이므로 야만에 휘둘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이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독일인들과 사랑했던 수많은 프랑스의 여인들이 집단적인 폭력을 당한 현상을 보면서 성난 군중의 위험성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본문 읽기: http://me2.do/xbC8unF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