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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거짓말'? vs 서울시 '확대해석'?…메르스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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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6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이하 35번 환자)가 서울시에서 1500명 이상을 감염시킬 위험이 높았느냐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사이의 진위공방이 뜨겁다. 핵심은 35번 환자가 1500명 이상이 모인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확연한 메르스 증상을 보였는지 여부다. 메르스는 숙주의 증상 발현 후 감염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35번 환자가 서초구 강남대로 'L타워'에서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달 30일이다. 복지부는 35번 환자가 31일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주장인 반면 서울시는 29일부터 증상을 나타냈다고 한다. 복지부의 주장이 맞다면 35번 환자가 다수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낮아지게 되는 반면 서울시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에는 메르스의 서울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된다. 

 

◇"환자 조사자료 보고했다" vs "복지부 자료대로 발표했다"=복지부가 31일 증상 발현을 주장하는 근거는 35번 환자를 통한 인터뷰 조사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5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35번 환자를 인터뷰해서 확인한 결과 31일에 메르스 초발 증상이 나타났다"며 "31일 이전에는 35번 환자가 평상시에 앓고 있던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한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9일 증상 발현을 주장하는 근거는 복지부로부터 넘겨받은 환자 관련 조사 자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JTBC에 출연해 "서울시가 발표한 35번 환자 관련 모든 기록과 정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4일 저녁 8시에 통보받은 것"이라며 "복지부가 조사한 결과를 그대로 발표했으며 한 자도 고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복지부와 서울시는 동일한 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각자 발병 시점을 주장하고 있는 데도 양측 주장이 서로 다른 셈이다. 35번 환자는 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31일 이전에는 평소 앓던 알레르기성 비염과 다르다고 생각할 만한 증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분은 일단 복지부의 주장과 일치한다. 

 

◇복지부 '거짓말'? vs 서울시 '확대해석'?=복지부가 조사한 '31일 이전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한 가벼운 기침, 이후 가래 등 본격적 증상 발현' 내용 그대로가 서울시에 전달됐다면 서울시의 주장은 전달받은 내용의 확대 해석이 된다. 박 시장은 4일 브리핑에서 "35번 환자는 5월 29일부터 증상이 시작됐고 30일 증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전달된 조사 내용인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한 증상'을 '증상 심화'로 확대해석했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박 시장의 주장대로 복지부로부터 보고된 내용 자체가 '29일 가벼운 증상, 30일 증상 심화'로 복지부가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의 주장이 거짓일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35번 환자는 30일 재건축조합 총회(1565명 참석) 외에도 병원 심포지엄(150여명 참석)에 참석했으며 하루 유동인구만 5만명 이상인 대형쇼핑몰 가든파이브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서울시의 방역체계가 뚫린 것과 같다. 

 

◇뻥 뚫린 복지부 방역체계가 문제=하지만 복지부와 서울시의 '진실게임' 공방 여부와 관계없이 복지부가 35번 환자 관련 방역 대응을 잘 못해 서울시로의 메르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인 것만은 사실이다. 

 

복지부 주장대로 35번 환자가 31일 이전 알레르기성 비염에 따른 기침 등 증상을 보였다고 해도 이는 환자의 주관적 판단일 뿐이다. 증상이 알레르기성 비염에 따른 것인지 메르스 감염에 따른 것인지는 주관적 판단이 아닌 과학적 조사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복지부는 31일 증상 발현 여부와 무관하게 35번 환자를 격리하고 엄밀한 조사를 진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35번 환자가 메르스 감염자(14번 환자)와 같은 공간(D병원 응급실)에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5번 환자를 의심환자로도 분류하지 않았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5일 브리핑에서 "14번 환자 밀접접촉자 범주 대상군에 35번 환자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며 "긴밀접촉자로 분류가 되지 않았던 것이 처음 모든 상황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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