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바다에서 사는 문어가 화제다. 이 문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0도에 가까운 남극 바다의 온도 때문.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미카엘 올러만(Michael Oellermann)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남극 문어의 일종인 파렐리돈 카르코티(Pareledone charcoti)와 다른 따뜻한 해역에서 서식하는 문어 2종을 비교 연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추운 남극의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수한 순환계가 필요하다. 온도가 낮아지면 몸 속 헤모글로빈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극암치아목에 속하는 물고기들 중 일부는 아예 헤모글로빈에 의지하지 않는 독특한 순환계를 발전시켰다. 이들은 적혈구 없이도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는다.
반면 문어 같은 연체동물은 혈액 내에 혈청소라고 불리는 헤모시아닌(Hemocyanin)을 가지고 있다. 헤모시아닌은 산소 결합능력은 헤모글로빈보다 낮지만, 낮은 온도에서도 잘 작동하는 특징이 있다. 헤모시아닌은 철 대신 구리를 산소 운반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산소와 결합하지 않았을 때는 피가 무색이다가 산소와 결합하면 파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남극 문어는 다른 지역에서 사는 문어보다 헤모시아닌의 혈중 농도가 적어도 40%가량 높았다. 게다가 온도를 높여도 헤모시아닌은 활발하게 작동해,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수온을 섭씨 10도까지 올렸을 때에도 남극 문어는 따뜻한 지역에 사는 문어보다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남극 문어는 피를 파랗게 만드는 헤모시아닌 농도가 높은 덕분에 추운 바다에서도 따뜻한 바다에서도 생존할 수 있으며, 일부 남극 동물처럼 추운 환경에만 특화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결과와 관련해 연구팀은 남극 문어의 이와 같은 생존 전략은 환경 변화에 대단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