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lickr
"떡볶이는 돼요?"
"튀김은 먹으면 안 되죠?"
"햄버거 먹으면 안 된다는 것 아는데… 회사가 너무 바빠서요"
"다른 것은 다 안 먹을 수 있는데, 초콜릿은 절대 못 끊겠어요"
오늘도 이런 환자분들의 푸념과 싸우고 있습니다. 제가 10년을 넘게 ‘다이어트’, ‘비만’, ‘지방흡입’ 진료를 보는데, 어찌 이렇게 환자분들은 똑같은 질문을 할까요.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다이어트는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합니다. 환자분들의 분류에 따르면 이렇게 되는 것이죠.
먹어도 되는 것: 야채, 과일, 두부, 생선…
먹으면 안 되는 것: 패스트푸드, 과자, 튀김, 삼겹살, 피자, 닭튀김, 청량음료…
어떤 면에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단지 이렇게 봐야 되죠. ‘먹어도 되는 것’은 ‘건강한 먹을거리’, ‘먹으면 안 되는 것’은 ‘건강하지 않은 먹을거리’입니다. 체중감량의 개념에서 본다면 사실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있지 않습니다. ‘먹어도 되는 것’이든 ‘먹으면 안 되는 것’이든 ‘많이 먹으면’ 살이 찝니다!
‘다이어트 하려면 닭가슴살 많이 먹으라던데요?’
‘그것도 많이 먹으면 살찝니다!’
‘야채만 먹으면요?’
‘그것도 많이 먹으면 살찝니다. 스님은 다 날씬한가요?’
이전에도 언급했었던 ‘편의점 음식 다이어트’에 대해 한 번 더 언급하지 않을 수 없군요.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의 영양학자 마크 홉 교수는 자신이 직접 실험대상이 되어 10주간 그 나쁘다는 편의점 음식 패스트푸드만 섭취하였습니다. 그런데 체중은 13kg 줄고, 각종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들도 줄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비밀은 그가 원래 하루 섭취하는 열량이 2600kcal이었지만 정크 푸드로 음식 종류를 바꾸면서 섭취 열량은 1800kcal로 줄였습니다. 그러니 ‘나쁜 음식’을 먹었지만 체중은 감량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케이크, 스낵류를 전혀 먹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섭취량과 절제가 중요한 관건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라고 했습니다.
결국 체중감량의 관점에서 본다면 ‘먹으면 안 되는 음식’도 없고 ‘먹어도 되는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먹는 ‘양’, 즉 ‘칼로리’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지 않습니까?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없다는 사실은?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