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을 이유로 초등학생 제자의 가슴과 성기를 만진 혐의로 기소된 교사에게 강제추행죄가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 동안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수강하게 했다.
지난 2010년 10월 경북 소재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인 A씨는 수업시간 중 체벌과정에서 11살 여학생인 B양의 가슴 부위 또는 배 부위를 옷 위로 만지거나, 손을 여아의 바지 속으로 집어넣은 후 팬티 위로 성기 부위를 만져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수업시간 중에 B양이 답을 틀리거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B양을 불러내어 이 같이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내용도 구체적이며,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할 특별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봤다.
다만 "피고인이 나이 어린 피해자가 받을 성적 수치심 등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하지 못한 채 체벌을 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할 의도는 미미했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1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A씨의 행위는 성폭력범죄처벌법에서 규정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훈육 목적의 체벌로서 성욕을 자극·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 없이 피해자의 배 부위를 주무르거나 바지춤을 쥐고 앞뒤로 흔들었고 피해자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더라도, 가슴과 배, 성기를 만지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용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한다"며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강제추행 행위"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