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간 뒤 생활고를 겪던 7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재개발 지구에서 쌀집을 운영하던 이모씨(74)가 지난 23일 오후 12시16분쯤 자택 2층 안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 조모씨(75·여)는 남편이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최근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40년간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오래 앓아왔던 지병마저 악화되자 이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40년 넘게 살아왔던 집이 지난달 24일 경매에 넘어간 데다 최근 1년 사이 남편의 고혈압과 당뇨 증세가 심해졌다"며 "생활비와 치료비 부담을 가족에게 지우기 싫었던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1975년 경기도 가평에서 동대문구 이문동으로 이사와 같은 곳에서 40년 넘게 쌀집을 운영하며 살아온 이 동네 터줏대감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 박모씨(58·남)는 "70대 노인이 몸도 아픈데 살던 집마저 사라지자 더 이상 살아서 뭐하겠냐는 심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