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막끌리죠'의 한지예 공동대표(왼)와 고승희 공동대표/사진=막끌리죠 제공​

"어른용 '술 아이스크림' 팔아요~ 어린이용도 있어요"

지난 5일 어린이날 연휴,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초입에 자리를 잡은 노란색 푸드트럭이 어른들을 위한 이른바 '19금 아이스크림'으로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카라멜 맛 술(Liquor)을 넣은 이 '술 아이스크림'은 와플, 베리, 오레오 과자, 코코넛, 바닐라 케이크, 마시멜로 등 스무 가지 토핑 중 2가지를 골라 얹어 먹는다. 독특한 아이스크림에 이날 북촌마을을 찾은 어른들의 손에 저 마다 술 아이스크림이 들려진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연인과 함께 술 아이스크림을 맛본 박진용(26)씨는 "호기심에 먹어 봤는데 맛있다"며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맛"이라고 말했다. 동생과 함께 온 김희영(27·여)씨는 "동생이 인터넷에서 한옥마을 술 아이스크림을 알게 돼 맛보고 싶었는데 술 맛이 강하지 않고 맛있다"며 "창업 아이디어가 기발하다"고 말했다.

이 독특한 아이스크림은 스타트업 '막끌리죠'의 공동창업자 고승희씨(28)와 한지예씨(28)가 직접 연구·개발했다. 각각 행사기획자 겸 모델과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한 두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해외 유학 경험 등 공통점을 계기로 성인이 된 뒤에도 어울리며 창업도 함께 하게 됐다. 

캐나다에서 유학한 한 공동대표는 "아버지와 아들이 푸드트럭을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음식을 파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메리칸 셰프'처럼 북미에선 푸드트럭 문화가 활성화 돼 있다"며 "막끌리죠는 술 아이스크림이란 재미있는 아이템과 푸드트럭이라는 귀여운 콘셉트로 한국에서 시작해 중화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고 공동대표는 "중화권 국가의 음주문화는 남성 위주로 여성은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라며 "또 중국인들은 달콤한 디저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디저트와 술을 조합한 '술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면 중화권 내 틈새 시장을 주도하고 새로운 음주 문화를 정착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레시피는 지난해 6월부터 연구해 완성했다. 아이스크림과 어울릴 만한 술을 찾기가 어려워 각종 술을 이용해 맛을 냈고 그사이 사무실 한 쪽 벽면이 술병으로 가득 채워졌다. 

한 공동대표는 "잘 얼지 않고 쉽게 녹는 알콜 특성 상 술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완성하기까지 실패가 많았다"고 고충을 회상했다. 고 공동대표는 "현 정부 창업지원 시스템이 IT 창업 위주여서 주류 및 요식업은 초기 자본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다행히 대만 투자자로부터 엔젤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촌 한옥마을에선 2주 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주말과 공휴일 낮 12시~오후 6시 까지 한옥마을 초입 돈미약국 근처에서 판매한다. 고 공동대표는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유명한 음식점과 디저트 카페를 SNS에서 먼저 접하고 찾아간다"며 "술 아이스크림도 SNS를 통해 인지도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공동대표는 "직접 판매해보니 술 아이스크림은 알콜 때문에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빨리 녹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R&D(연구개발)에 더 노력을 기울여 고객들께 예쁜 비주얼 못지 않은 맛과 질이 높은 아이스크림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끌리죠는 향후 카라멜 맛에 이어 코코넛 맛의 메뉴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하반기엔 국내 및 해외로 술 디저트 및 막걸리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 공동대표는 "술 아이스크림, 한국 전통주, 디저트, 문화 콘텐츠 등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모두 창출해 인정받는 멀티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막끌리죠의 목표"라고 밝혔다. 고 공동대표는 "막끌리죠는 아시아에서 인정 받는 주류 통합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