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생선회를 즐겨 먹는 13세 남자아이의 항문에서 3미터가 넘는 기생충(광절열두조충)이 발견돼 화제가 된 가운데 '고래 회충'으로 불리는 아니사키스(Anisakis)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니사키스는 매년 여름이 되면 본격적으로 오징어와 생선에 감염을 시작하는 회충으로 고래나 돌고래로부터 배출된 기생충 알이 수중에 떠돌다가 제1 숙주인 바다 새우류에 옮겨 기생한다.
1차 숙주 안에 있던 아니사키스는 2차 숙주인 명태, 갈치, 고등어, 삼치, 오징어, 낙지, 참장어 등 어류가 잡아먹을 때 어류의 내장으로 옮겨가 서식하게 된다. 이 2차 숙주를 최종 숙주가 날것으로 먹으면 감염된다. 만약 인간이 잡아먹게 되면 인간이 최종 숙주가 돼 아니사키스에 감염되는 것이다.
아니사키스는 성충이 되면 8~20cm로 이번에 발견된 광절열두조충보다는 짧지만 고통은 심하다. 성충에 감염된 생선회를 먹으면 3시간 정도 지나 복통과 메스꺼움 식은땀이 나는 증상을 보인다.
만약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아니사키스는 위벽을 뚫고 나가서 복강 내로 이동해 위나 장벽에 들러붙어 구충제로도 치료되지 않는다. 이때는 내시경을 통해 조직검사를 하는 집게로 하나씩 때어내야 한다.
한편 이번에 기생충에 감염된 아이를 치료한 한양대학교 김용주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기생충 약은 광절열두조충 같은 기생충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생충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한다 해도 없앨 수 없다"며 "냉동살균처리 되지 않은 활어회나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건강검진에 분변검사를 필수항목으로 포함해 시행한다면 다양한 기생충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