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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정답' 대신 정말 듣고 싶어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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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6


▲면접 장면/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필자와 알게 된 한 학생이 본인이 희망하는 기업의 면접을 보고 나서 울상이 되어 나타났다. 아무래도 면접에서 떨어질 것 같다면서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토록 희망했던 회사이기에 실망감도 컸으리라.

 

면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더니 몇몇 케이스 질문에 대해 문제를 푸는 과정까지는 답변을 잘 했는데, 한 문제는 계산해야 하는 수치가 틀렸으며, 다른 문제는 본인이 도출한 결론에 면접관들이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답변 과정을 복기해 보니, 일부 수치 계산이 잘못되고, 결론의 내용이 다소 미흡해 보였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은 흠잡을 데 없이 논리적이고, 독창적이었다. 필자는 그 학생에게 아마도 합격할 테니 너무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리고 며칠 뒤, 그가 전화로 면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수치 계산에 오류가 있고, 결론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면접관들이 이 학생을 합격시킨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면접관들이 '정답'이 아니라, '정답에 이르는 과정', 즉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짐작컨대, 면접을 준비하면서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처음으로 하는 일은 지원회사의 기출문제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한 면접 질문을 받아본 선배의 답변이나 인터넷을 뒤져 누군가가 적어 놓은 풀이를 정답이라 믿고 외우곤 한다.

 

물론, 어떤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들도 한 번 출제된 문제들이 새어나갈 것이라는 정도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매우 다양한 문제 후보군(pool)들을 준비하고, 주기적으로 새로운 문제들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따라서, 작년에 나온 문제가 올해 똑같이 나올 확률은 매우 낮으며, 나온다 하더라도 그 문제가 나에게 출제될 확률은 더욱 미미해진다. 작년에 나온 문제만 생각하고 갔다가는 조금만 다른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여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운이 좋게 이미 알고 있던 문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지원자가 정답이라고 믿고 쉽게 내뱉은 결론에 대해 면접관들은 집요하게 물어본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런 요소는 왜 고려하지 않았는지?', '그 외의 대안은 없는지?'. 여기에 답변하지 못한다면 안타깝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출문제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답변)을 미리 외워 두는 것은 사실 별 쓸모가 없다.

 

면접 준비의 핵심은 '사고의 틀'에 대한 훈련과 연습이다. 면접관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가 답한 결론이 아니다. 면접관의 채점표에는 아예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 '어떤 틀로 사고하느냐', '그 틀이 논리적이냐', '분석이 합리적이냐', '결론이 구조적이냐' 등이 채점 기준으로 제시되고, 면접관은 지원자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채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와 답을 기계적으로 외워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면접 질문 유형 별로 요구되는 사고의 틀을 학습하고, 꾸준히 훈련해야만 어떤 질문이 나와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원자들의 진짜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들어 많은 대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비즈니스 케이스 면접 질문들에 있어서는 특히 그러하다.

 

벼락치기하듯 '면접 기출 질문과 정답을 달달 외우는 식으로 면접준비를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이제 버려 두자. 면접 준비에 있어서 만큼은 다소 더디더라도, 다양한 문제를 접해 보고, 문제 해결의 틀과 방식을 배우고, 다른 대안이 없을지 고민해 보는 과정에 대한 경험을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남과 다른 나만의 '사고의 틀',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쌓는가 하는 것이 면접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밸러스는…

글로벌 및 국내 컨설팅 회사와 대기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사·조직 전문 컨설팅 회사입니다. 주로 국내 그룹사 및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및 기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기업들의 채용제도를 직접 설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밸러스 김형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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