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가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경차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파크가 경쟁차종인 모닝과 같이 가솔린 터보엔진을 출시할지 여부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터보엔진을 장착한 경차는 오르막에서 힘이 부족한 기존의 단점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렇다면 기존방식의 가솔린보다 힘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디젤엔진의 경차는 왜 출시되지 않는걸까.
◆소음·진동, 가격측면에서 개발 가치 낮아
디젤 경차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개발가치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엔진룸을 키우고 방음제를 추가해야하기 때문에 크기제한이 있는 경차에 디젤엔진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품 가격에 민감한 경차시장에서 디젤엔진을 적용하면 가솔린 대비 가격인상이 불가피해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디젤 경차차량은 이미 존재한다. 인도에서는 쉐보레 스파크의 디젤모델이 이미 출시됐다. 1000cc급의 디젤엔진에다가 국내 경차기준의 크기도 만족한다. 국내 경차기준은 배기량 1000cc미만에 전장 3600㎜, 전폭 1600㎜, 높이 2000㎜ 미만의 규격을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이 스파크의 경우 자동 변속기를 탑재하지 못한다. 디젤 엔진의 크기와 자동변속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고려하면 경차에 디젤과 자동변속기를 모두 탑재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에서 출시된 스파크에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설계자체를 다시 해야하고 모든 부품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정도로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경우 자동변속기가 전무해 수동변속기 모델만 출시할 수 있었지만 국내시장에서 수동변속기 모델만 내놓을 경우 상품성이 대폭 떨어진다.
국내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 포투’의 2013년형, 2014년형 모델에 디젤엔진 모델이 존재했다. 2인승에 엔진을 뒤에 실은 후륜구동(RR)방식으로 제작된 이 차량의 경우 자동 미션까지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가솔린모델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차 규제 까다로워 못 들어온 차량도
피아트의 친퀘첸토는 전장 3550㎜, 전폭 1640㎜, 전고 1555㎜에 900cc로 다른 모든 조건은 국내경차기준을 만족하지만 전폭이 단 40㎜ 길다. 이 40㎜ 때문에 친퀘첸토는 국내에서 소형차로 적용돼 그 어떤 경차 혜택도 받지 못한다. 경차를 포기한 피아트는 결국 친퀘첸토를 900㏄ 대신 1400㏄모델로 들여왔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경차 ‘트윙고’도 마찬가지 신세다. 유럽시장을 노리고 개발된 트윙고는 전장 3595㎜, 전폭 1646㎜, 전고1554㎜로 국내 경차기준으로는 역시 전폭이 46㎜ 초과된다.
이는 유럽과 우리나라의 경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경차의 분류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세그먼트’등의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세금 등 혜택이 세분화돼 있다.
이러한 문제점 등으로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개발된 경차들의 국내출시길이 막히며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 보장을 위해 경차기준을 완화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경차기준 완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차 기준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하고 있는 단계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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