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성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글을 써온지 5년째다. 가끔 사람들이 물어본다. “좋은 글을 많이 썼는데 큰 부자가 됐나요?” 마음 속 내 대답은 “ㅠㅠ”이다. 부자가 되지 못했을 뿐더러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성공과 부자에 대한 글을 써오면서 내린 결론은 이거다. 인생은 다양하고 성공에 정해진 공식은 없더라. 그럼 왜 그리 줄기차게 성공과 부자에 대해 글을 쓰는지는 말미에 밝히기로 하자. 우선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고 실천해도 왜 성공하지 못하고 큰 부자가 되지 못하는지 이유를 생각해보자.
1. 솔직해지자. 인생은 운칠기삼이다.=누구는 집을 샀는데 오르고 누구는 떨어진다. 꼭 통찰력이나 분석력의 차이는 아니다. 대부분은 그저 운이 좋았거나 나빴을 뿐이다. 성공과 부의 70%는 운이 좌우한다. 성공에서 노력과 능력이 좌우하는 것은 30%, 어쩌면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일에서든 30% 이하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부지런히 노력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그렇게 하면 큰 성공이나 부를 거머쥐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독립적으로 떳떳하게 살 수는 있기 때문이다. 나약한 인간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릴 뿐이다.
2.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온갖 설문조사와 통계로 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카르트는 아침잠이 무척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스웨덴 여왕의 초청을 받아 스웨덴으로 갔다 폐렴에 걸려 죽었다. 아침 일찍부터 스웨덴 여왕의 개인교사 노릇을 하다 몸이 허약해진 탓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에게 냉혹한 말도 서슴지 않던 독재자형 리더였다. 섬기는 리더십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극히 이례적인 사람이다. 사람마다 체질이나 성격, 장·단점이 모두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알고 마음이 이끄는 일을 찾아 하는 것이다.
3. 성공할 때까지 고귀한 실패는 무시되기 일쑤다=미국의 여류화가 그랜마 모제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76살 때부터였다. 그녀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76세 때까지 아들딸 낳고 살면서 평범하게 늙어갔다. 그러다 선물로 나눠준 그림이 전문가의 눈에 띄어 세계적인 화가가 됐다. 운도 좋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은 세상 떠날 때까지 결코 판단할 수 없다는 교훈도 준다. 프랜차이즈 KFC의 창업자인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다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식당 문을 닫게 되자 65세의 나이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백만장자가 된 것은 KFC를 200만달러에 매각한 74세 때였다. 커넬 샌더스는 환갑이 넘은 나이까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실패한 인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실패의 경험들은 화려한 인생의 후반을 위한 투자였다.
어쩌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성공한 인생이란 평가를 듣지 못할 수도 있다. 빈센트 반 고호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같은 화가는 죽은 다음에야 진가를 인정받았다. 살아 생전에 세상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도 이런 점에선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 혹 죽어서라도 인정 받았으니 다행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이 성공의 기준은 아니란 점이다. 각 사람이 모두 다르듯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도 다 다르다. 성공이란 자신에게 떳떳한 것,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랜마 모제스는 성공한 화가가 되지 않았더라도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평범한 할머니로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비결을 찾아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보람된 인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다 성향과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늘 다른 사람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배울 것을 찾으면 자연스레 성공의 공통된 비결이나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개인의 자유이며 그 방법을 선택해서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 인생이란 결국 세상 떠날 때까지 계속되는 배움의 연속일 뿐이니 말이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