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 © 로이터=News1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한단계 강등했다고 27일 밝혔다. 'A'는 투자 적격 등급 중 상위 6번째이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유지했다.
선진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장 높은 공공 부채 비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소비세율 인상 연기 여파를 상쇄할 수 있는 조치를 올해 예산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등 이유로 들었다.
이날 피치는 국가 신용등급한도(Country Ceiling)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고, 단기 등급은 'F1+'에서 'F1'으로 낮췄다.
피치는 앞서 지난 12월 일본 정부가 중기 부채 감축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소비세율 인상을 늦추기로 결정하자 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당시에 피치는 2015회계연도(2015년4월~2016년3월)에 소비세율 인상 연기를 대체할 재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올해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려던 계획을 지난해 하반기에 2017년 4월로 1년 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4월 소비세율(5->8%) 인상으로 나타났던 경기 위축이 재현되는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본 정부가 2020년까지 기초 재정수지를 흑자로 바꾸겠다는 목표는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피치는 또 일본 정부가 법인세율 인하 계획을 내놓은 점도 등급 강등 이유로 들었다. 2015회계연도 법인세율 인하는 세원을 확대하면서 전체적으로 그 효과가 중립이 됐지만 일본 정부는 2016회계연도에서 추가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아울러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적 지출과 실망스러운 경제 성장률, 지속가능하지 않은 기업 수익 증가율도 등급 유지에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평사 무디스는 앞서 지난해 12월에 소비세율 인상 연기를 언급하며 일본의 장기 등급을 'A1'으로 한단계 낮췄다.
일본의 공공 부채는 GDP의 2배를 상회하며 선진국 중 최고 비율이다. 일본의 막대한 국내 저축이 현재까지 대다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재원이 돼왔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수년내에 저축액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피치는 일본의 공공 부채는 올해 말에는 244%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일본 정부는 2015년 여름에 새로운 재무 전략을 소개하기로 했다"며 "이 전략의 세부 내용은 중요하며 전략을 이행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한국에 대해서는'AA-'와 '안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AA-'는 'A'보다 2단계 위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