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전세계 베스트셀러의 제목이자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가장 손쉽게 설명해 주는 말 가운데 하나다. 남자와 여자는 본질적으로 그만큼 다르다는 얘기다.
주식 투자는 어떨까. 월가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성향 역시 남녀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남성이 더 투자를 잘 한다거나 여성 투자자의 수익률이 높다는 개념은 아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배워야 한다는 게 월가의 결론이다.
15일(현지시간) 월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성은 투자에 대해 보다 확신을 가지고 있는 반면 여성은 목표 지향적이다. 바꿔 말하면 남성들은 투자 종목을 자주 바꾸는 반면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셈이다.
◇ 투자성향 남성 ‘변덕’ vs 여성 ‘우직’… 결과는 비슷
많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남성과 여성은 투자 습관은 물론 은퇴 계획 역시 차이를 보인다. 여성의 경우 시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의 비율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펀드를 선호하는 반면 남성들은 주식 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재밌는 점은 남성과 여성 모두 주식비중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뱅가드 그룹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주식투자 비중은 74%였고 여성은 73%였다. 전문가들은 은퇴시기가 다가올수록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하는 것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남성들은 투자 종목을 자주 바꾸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투자자의 11%가 뮤추얼펀드를 갈아탄 반면 여성의 비율은 7%에 그쳤다. 뱅가드의 진 영 선임 애널리스트는 “자주 갈아타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며 “여성들이 잘못된 시기에 갈아탈 확률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이 회사가 제공하는 은퇴 프로그램에 더 많이 가입하고 소득 대비 저축률도 높았다. 은퇴 프로그램 가입률은 여성이 73%인 반면 남성은 66%였다. 소득 대비 저축률 역시 여성이 7%(남성 6.8%)로 소폭 높았다.
보헤미아의 로젠 로게 재정설계사는 “여성이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더 구한다”며 “남성들은 일부 자금을 다로 관리하면서 직접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과를 놓고 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은퇴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투자 능력의 차이라기보다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소득이 더 높기 때문이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남성과 여성간 큰 차이는 없다. 뱅가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연간 평균 수익률은 남성이 10.1%, 여성이 9.7%였다.
◇ 투자 불안감, 여성 더 높아
투자에 대한 확신도 남성과 여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메릴린치가 1만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투자자의 55%는 “금융 시장과 투자에 대한 지식이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27%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추가 소득이 발생할 경우 이를 펀드나 주식투자에 활용하기 보다는 예금이나 적금에 넣는 경우가 많았다.
피델리티가 지난 2013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목표 달성을 위해 원금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비율은 여성이 4%, 남성은 15%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여성들이 좀더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들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더 많이 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피델리티가 1300만개 퇴직연금 계좌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64%는 투자 종목을 직접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리어쉬 연구원은 “투자에 대해 과신을 할 수도 있고 확신이 부족할 수도 있다”며 “어떻게 느끼느냐 보다 (남성과 여성이)서로 대화를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충고했다. 맞벌이 부부라면 더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