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뒤 배경
뉴스이미지
정부 메르스 대응에 현지 주민 분노 "이미 쑥대밭"
페이스북

2015-06-03


2일 오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의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뉴스1

 

 

"본 병원은 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잠정 휴원하였으니 많은 양해 바랍니다."

 

2일 오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초 감염자가 머물렀던 경기도 평택시 A종합병원. 한창 붐벼야할 시간임에도 병원 일대 환자의 발걸음은 찾을 수 없었다. 병원 앞 약국과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문을 굳게 닫은 채 잠정 휴업했다. 

 

행정 업무를 위해 잠시 들렀다는 약사 B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지역은 쑥대밭이었다"며 "보면 모르나"고 분통을 터트렸다.

 

◇ 병원 휴원·학교 휴업·각종 모임 취소…"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근 주민들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병원 휴원은 물론 초등학교들도 오는 3일부터 임시 휴업을 앞두고 있고 지역 각종 모임들도 취소됐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전모씨(64·여)는 "병원에 전도하는 교회 모임이 있는데 당분간 미뤄졌다"며 "온양에서 직장생활하는 딸이 걱정돼서 온다는 것도 막았다"고 말했다.

 

한모씨(27)는 "SNS를 통해 메르스 감염 소식이나 병원에 대해 알았다"며 "동창들과 7월 바닷가 여행을 계획했으나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일 오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최초 감염자가 머물렀던 경기도 평택시 A종합병원. 한창 붐벼야할 시간임에도 병원 일대 환자의 발걸음은 찾을 수 없었다. /사진=이원광 기자

 

◇ 당국보다 SNS?…"아무 것도 몰랐다"

 

주민 대다수는 SNS나 인터넷을 통해 메르스 감염 소식을 접했다며 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SNS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 어르신들은 해당 소식을 최근에야 접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한씨는 "당국보다 SNS를 통해 메르스를 알았다는 게 문제"라며 "확정된 사실이라면 적어도 지역주민들에게는 알려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해당 병원에서 100여m 떨어진 주택가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당국과 병원 측이 감염 사실을 숨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40여년간 이곳에 살았다는 한모씨(63)는 "지난달 28일 병원에 갔는데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며 "알았다면 마스크라도 쓰고 갔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태어나서 중동은커녕 제주도도 못 가봤는데 우리가 왜 이런 일로 불안에 떨어야 하나"며 "40년 동안 여기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병원 앞 주유소를 운영하는 정모씨(69)는 "2~3일전 뉴스를 보고 '무슨 일이 났구나' 알게 됐다"며 "당국에서 병에 대한 정보를 알리거나 대비하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SNS가 뭔지도 모른다"며 "젊은 사람들은 전화기 보고 알았다던데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지역 최고 흥행 상권인 역세권은 해당 병원과 2km여 떨어져 있음에도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김종훈 기자

 

 

◇ 지역상권 직격탄…"사람이 없다" 

 

지역상권 역시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지역 최고 흥행 상권인 역세권은 해당 병원과 2km여 떨어져 있음에도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상인들은 당국의 소홀한 대응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2002년부터 영업을 했다는 C씨(35)는 "신종플루나 세월호 때도 장사가 안됐지만 요즘 같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가장 바쁠 때인데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다"며 한숨지었다.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곽모씨(20·여)는 "이 시간 커피숍에 손님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적어도 너무 적다"며 "마스크 쓰는 손님들도 평소 10명 중 1명 정도였다면 최근 4~5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배모씨(53·여)는 하루 평균 100여만원 매출을 올렸으나 3일전부터 20여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배씨는 "잠복기간 끝나면 좀 나아질까 지금은 사람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숨기기만 하다 결국 상인들만 피해보는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머니투데이

 

[관련뉴스]

메르스 마스크 N95..메르스 예방법으로 관심 집중

메르스 환자 10명 커지는 두려움…어떻게 하나?

치사율 40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피하려면(발병국 리스트 포함)

멕시코 영부인 비리 파헤친 여기자 해고…배후에 정부 있다

[영상] 조롱거리된 보건복지부의 게임중독 광고

목록

인기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