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칼 필립(36) 왕자가 TV 리얼리티 쇼 출연 경력을 지닌 전직 모델 소피아 헬크비스트(31)와 13일(현지시간)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스톡홀름에 위치한 왕궁 성당에서 전 세계 왕족들과 정·제계 인사들을 포함한 약 500여명의 국내외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수만명의 시민들도 TV를 통해 결혼식 생중계를 지켜보며 스웨덴 국왕의 외아들이며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필립 왕자와 평민 출신인 헬크비스트의 결혼을 축하했다.

뉴욕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요가 강사로도 활동 바 있는 헬크비스트는 지난 2005년 젊은 남녀 10명이 한 호텔에 모여 사는 모습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 '파라다이스 호텔'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2010년 지인과의 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서로 만나 교제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약혼했다.

처음엔 이들 커플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았다. 헬크비스트가 지난 2004년 한 남성잡지에 상의를 벗은 채 관능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토플리스 모델로 할동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또 한 명의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결혼식엔 벨기에의 마틸데 여왕, 아키히토 일왕의 5촌 조카인 다카마도 공주, 영국의 웨섹스 백작(에드워드 왕자) 부부 등이 참석했다.  

신부인 헬크비스트는 이날 스웨덴 의상 디자이너인 이다 쉐스테트가 제작한 소매와 등 부문에 레이스가 딸린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어깨에 난 별무늬 문신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결혼식은 지난 2010년에 거행된 스웨덴 왕위계승 서열 1위이며 자신의 누나인 빅토리아 공주의 결혼식보다는 소규모였다. 

필립 왕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으며 결혼식 제단 앞에 서서 오랫동안 예식 진행순서를 기다린 끝에 결혼반지를 신부의 손에 끼웠다.

이어진 식순에 따라 막 탄생한 이들 신혼부부는 말이 끄는 마차에 올라 스톡홀름 중심가를 돌며 수만명의 시민들의 환호와 축하를 받았다. 이들은 다시 왕국으로 돌아와 결혼식 피로연과 무도회에 참석했다.

필립 왕자는 초저녁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가운데 왕국 앞에서 자신의 결혼식에 지지를 보내준 대중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주로 스웨덴 해군과 임시직 경주용 자동차 운전자들이었다.

필립 왕자는 스웨덴 국왕 부부의 3자녀 중 둘째이며 해군 소령으로 복무 중이고, 경주용 자동차 운전자로도 활동 중이다. 

필립 왕자는 "이날은 스웨덴이 온화하고 사랑이 가득한 국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후 헬크비스트에게 키스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 스웨덴 왕가 1남2녀 모두 평민 출신과 결혼

이로써 카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실비아 왕비의 사이에선 난 1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평민 출신을 배우자로 맞았다.

장녀인 빅토리아 공주는 중산층 가정 출신의 헬스 트레이너인 다니엘 베스틀링꽈 결혼했고, 왕위계승 서열 4위인 막내 마델레이네 공주는 2년 전 은행가인 크리스토퍼 오닐과 결혼했다.

스웨덴은 입헌군주국이며 왕에겐 정치적 권한이 없다. 스웨덴 왕실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는 최근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지층은 여전히 폭이 넓다.

원래 필립 왕자는 탄생 시 왕위계승 서열 1위였으나, 1980년 왕위계승법 수정을 통해 장자가 아니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첫째가 계승한다는 원칙에 따라 빅토리아 공주로 서열 1위가 변경됐다.

왕위계승 서열 2위는 빅토리아 공주의 딸인 에스텔레 공주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