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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은 네일아트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페이스북

2015-03-27

과거에는 무엇인가에 대한 화보를 찍는 것이 특별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상대로 화보집을 발표할 수 있다. 음식, 옷, 여행 사진 등을 적절한 필터를 활용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전 세계의 누군가 그 사진을 볼 수 있다. 해시태그(#)를 활용하면 특정 주제의 사진을 마치 잡지처럼 감상할 수 있고, 이런 사진으로부터 유행이 시작되기도 한다. 특히 네일아트는 인스타그램 등장 이전과 이후가 가장 두드러지게 대조되는 분야다.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얻은 이후 공교롭게도 네일아트의 수요도 급상승했고, 네일아트와 관련한 문화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네일아트아카데미 종사자부터 네일 아티스트, 네일샵 직원 등 전문가들에게 얻은 자문은 이것이 단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인스타그램이 네일아트를, 또는 SNS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에 대한 관찰. 

 


 

1. 터키의 문화가 한국에 오다.

요즘 네일아트 디자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눈 그림은 터키의 오랜 미신에서 비롯됐다. 악령을 막아준다고 하여 일종의 부적처럼 쓰이기도 하는 이 문양은 요즘 “외국인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해달라고 요청”(신데렐라 네일 서민희)하는 일이 많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nailart 같은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지금 해외에서 어떤 디자인이 인기를 얻는지 확인할 수 있기에 굳이 외국 패션 잡지를 참고하지 않아도 세계의 네일아트 유행을 확인할 수 있다. 호박 네일이 작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 역시 일본 패션 잡지 대신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디자인이 해외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오히려 요즘은 해외에서도 한국 네일 아티스트들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한국 사람들이 손재주가 참 좋은 것 같다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여주며 똑같이 해달라고 하기도 하고요.”(플로르 네일 전민지 원장)  

 


 

2. #탱구네일.

인스타그램에서 #탱구네일을 입력하면 소녀시대의 태연이 직접 한 네일아트 사진을 볼 수 있다. 손재주가 좋다고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레인보우의 재경, 포미닛의 현아 등도 자신의 네일아트를 자주 보여주거나, 손과 함께 셀카를 찍는다. 과거에는 연예인의 얼굴 셀카가 화제가 됐다면, 이제는 손 사진만 찍어 사진을 올려도 화제가 되고, 그것이 유행이 된다. 샵에 들를 때 이들의 손톱을 시안으로 삼는 사람들도 많은 것은 당연지사다. “변정수나 걸스데이 소진 등 연예인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여주면서 똑같이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순수 본점 홍미애 원장) 네일아트가 스타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된 것이다. 

 


 

3. 손톱에 카툰을 그리고 스톤을 붙인다. 

최근 네일아트에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변형하거나, 카툰 또는 난해한 미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무늬를 그려 넣는 일들이 많다. 과거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일들이었다. 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네일에 참고할 만한 자료의 가짓수가 대폭 늘었을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특성이 결합한 결과다. 과거 네일아트가 일상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위한 멋진 사진에 필요한 소재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예전에는 단색으로 깔끔하게 칠하던 분이 많았어요. 아니면 손톱 끝에만 색상을 넣는 프렌치나 그라데이션을 넣는 정도? 요즘은 반짝이는 스톤을 붙인다거나 엠보 기법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꾸민다거나 하는 식으로 화려하게 디자인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신데렐라 네일 서민희) SNS를 통한 자기표현이 네일아트의 스타일도 바꾼 것이다. 

 


 

4. 젤네일 시장에 지각변동이 벌어지다. 

예전에는 일명 큰 통 안에 들어 있는 젤을 전용 브러쉬로 찍어 바르는, 일명 통젤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직접 네일아트를 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브러쉬가 내장돼 있고 통젤보다 바르기 쉬운 폴리쉬 타입 제품이 많아졌습니다.”(손톱나라 네일아트 디자인 연구소 김경하 원장)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SNS에서 네일 자료나 강좌를 공유하면서 배경 지식을 쌓는 일이 수월해졌고, 그만큼 네일아트가 보편화됐다. 그 결과 OPI, 반디, ORLY 같은 네일케어 전문 브랜드에 더해 에뛰드하우스나 아리따움 등 로드샵 브랜드도 젤네일 제품을 내놓았고, 젤을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폴리쉬 타입이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직접 네일아트를 하는 것은 물론, 이제는 네일아트 샵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한다. “미리 인스타그램 사진을 저장해서 이런 디자인으로 해달라고 요청하시는 손님이 많아요. 예전에는 아이패드로 자료를 보여드리며 제가 직접 디자인을 추천해드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태블릿 PC를 쓸 일이 별로 없습니다.”(순수 도산 본점 홍미애 원장) 네일아트가 인스타그램과 함께 보다 대중화된 것이다. 

 


 

5. 손을 펴는 대신 오므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네일 사진을 쭉 둘러보면 손에 무언가를 쥐거나 쥐고 있는 포즈를 취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냥 손가락을 쭉 폈을 때보다 손을 오므렸을 때 네일 디자인이 눈에 더 잘 들어오고, 손도 더 예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손을 오므릴 때 쥐게 되는 무언가가 필요하고, 이때 대부분 향수나 핸드크림 혹은 손톱에 바른 제품 등이 소품으로 활용된다. 외형이 예쁘거나 네일아트 콘셉트와 어울리는 제품이 선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빛이 닿으면 굳어버리는 젤네일 상품 같은 경우는 외관의 특정 포인트로 색깔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령 젤리핏 브랜드 제품은 리본으로 색상을 구분한다. 같은 품질이라면 이렇게 디자인이 독특한 제품이 선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샵에 비치된 제품들 중 디자인이 독특한 브랜드에 호기심을 갖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진 찍을 때 손에 쥐거나 옆에 두면 더 근사하기도 하고요.”(신데렐라 네일 서민희) 네일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이제는 디자인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6. 네일 작품 사진만으로 수만 명이 따르는 스타가 탄생한다. 

#셀스타그램, #dailylook, #네일아트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다양한 이미지를 미술관 둘러보듯 감상할 수 있고, 가장 인상적인 사진을 남긴 이들이 스타가 된다. 그중에서는 창의적인 네일아트만으로도 스타가 되는 사람들도 나왔다. 네일샵 유니스텔라 박은경 원장이나 류온유 네일 아티스트는 인스타그램에 재기 넘치는 네일 사진을 올리면서 유명해졌고, 이들의 팔로워 수는 웬만한 연예인 계정과 맞먹는다. 과거 스타는 TV에서 나왔고,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이른바 ‘얼짱 카페’ 같은 곳에서 소수의 ‘얼짱’들이 스타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어느 분야에서든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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