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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월호' 또 침몰한다면…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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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6


 

 

 

▶2015년 4월 15일 오후 6시 30분. 제주도행 여객선 오월호가 화물 적재한도 1077t을 훨씬 넘은 2142t의 화물을 실고 출항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화물 전산발권이 의무화됐지만 적재량을 기재하는 주체는 여전히 해운선사이다.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과적 물량을 내려놓고 출항한 오월호가 우측으로 90도 가량 급선회했다. 출항 당시에는 해사안전감독관이 화물 결박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도착 전 선원들이 풀어버리면 막을 길이 없다. 화물들이 쏟아지자 무게중심이 좌현 쪽으로 쏠려 오월호가 급격히 기울었다. 4분 후 탑승자 중 고교 2년생 최 모군이 전남 소방본부에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사고를 신고했다. 

 

 

▶오전 8시 50분. 오월호의 재난신고가 진도 해상교통관제(VTS)를 거쳐 초동대응 담당인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접수됐다. 청와대와 총리실, 장관에게 보고가 이어졌다. 상황실에 실국 간부들이 모였다. 해경 함정과 민간단체, 지자체, 해군에 협력을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해군시스템이 상황실에 들어오면서 사고 인근 함정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군·관 합동이 빨라졌다. 

 

▶오전 9시 20분. 부산에 위치한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이하 중특단)의 21인승 대형헬기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속도가 좀 더 느린 중소형 헬기 3대도 도착했다. 해양경비안전서장이 현장 지위를 맡았다. 중특단의 지난해 해상구조 훈련은 전년보다 6배가 많았다. 헬기들은 현장 도착 후 오월호에 '퇴선명령'을 내리고 승객 구조에 나섰다. 

 

▶오전 9시 25분. 해경 경비함정이 도착했다. 함정에 달린 CCTV는 재난현장을 실시간 상황실로 알렸다. 지난해부터 100t 이상 함정에 CCTV가 의무적으로 설치돼 상황실에서 실시간 판단할 수 있게 됐다. 파쇄도끼, 등선사다리 등 구조장비를 보유한 해경은 세월호에 접근·등선해 유리를 깨고 승객 구조에 나섰다. 물에 빠진 승객들은 122구조대가 끌어 올렸다.

 

▶오전 9시 5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됐다. 오월호가 64도 가량 기울며 좌현이 완전히 잠기고, 바다에 빠진 승객들이 늘어났다. 민간어선과 해군 군함, 해경 함정도 물에 빠진 승객 구조에 합류했다. 

 

▶오전 10시 17분. 오월호가 바다에 완전히 잠겼다. 해경이 실종자 수중수색을 맡고, 피해자 지원은 해당 관할 지자체인 전라남도가 재난수습 지원에 나섰다.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유례없는 참사.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 때와 똑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2015년 4월 16일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상해 짚어본 대응체계다. 물론 국민안전처와 해양수산부가 지난 1년간 보완한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한 상황이다. 

 

◇실제 재난현장에서 매뉴얼 작동여부는 미지수=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론처럼 재난대응 체계가 작동할지는 자신할 수 없다. 윤종휘 한국해양대 교수는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 상당부분 정리되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를 담당했던 정동남 한국구조연합회장도 "재난훈련은 잔잔한 바다에서 펼쳐지지만 실제 사고현장은 파도가 훨씬 세고 상황이 열악하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키운 과적, 속이려면 속수무책=세월호 후속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지적된다. 예컨대, 화물 과적은 법망을 피하려고 하면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짐을 실은 화물차량을 적재하지 않았다고 속이거나, 해운선사가 적재량을 직접 입력하는 탓에 실은 것보다 적다고 속이는 방식이다. 실제 해양경비안전본부가 지난해 단속한 과적·과승건수는 총 477건이나 됐다. 

 

특히 현장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비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포함해 특수구조대를 5개로 확대·개편했지만 보유 헬기는 1대 뿐이다. 관할 해역도 넓어 실제 전남 가거도 해경헬기 추락 당시 중특단 헬기는 2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인력 부족은 구조적인 악순환으로 지적된다. 일선 해양경비안전서의 한 해경은 "국민안전처가 생기고 인력을 늘렸다고 하는데 현장에선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하고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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