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시대이다. 밥의 존재는 우리의 안녕을 위한 것이나, 외려 그 밥 때문에 너나없이 안녕하지 못하다. 밥이 넘쳐나는 자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유지하고 축재하기 위해 안녕하지 못하며 넉넉지 못한 자는 빈 밥그릇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느라 안녕하지 못하다. 과잉과 결여가 극한 시대이다.
어찌 저 강아지만 멀고도 험한 삼시 세끼의 밥 때문에 고단하고 외롭겠는가. 근로자 중 33%나 차지하는 우리 사회 비정규직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들은 오늘도 허기를 덮고 자는 저 강아지 신세와 다를 바 없는 것인데, 시인의 눈이니 당연히 저 강아지의 잠을 들여다볼밖에.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