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캡쳐
우리의 앞날이 빤히 내다보였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러해 보였다.
만약 아기가 생기면 우리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서울 시내 한복판 작은 아파트라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맛난 것을 먹고,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서 말이다.
나와 아내는 지금보다도 열심히, 부지런히 돈을 벌려고 하겠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서울에서 살기 위한 사람들의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우린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이렇게 제안했다.
"우리의 소중한 아이가 생기기 전에 좀 재미있고, 신나고, 하루하루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그런…. 그런 삶을 딱 1년 정도 살아보는 게 어때?"
나름대로 가장으로의 책임을 느끼고 있던 남편은 한참의 고민 끝에 제안을 따랐다. 그것이 세계 일주를 결정하게 된 계기다.
7년간의 회사생활에서 훌륭한 선후배들과 함께 일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래서 사직서를 던지고 나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편 회사의 울타리 안에서 살다 보니 '도전'과 '변화'에 대해 점점 스스로 두려워졌다. 겁 많고 작은 것 하나에도 메는 내 모습이 싫어질 때도 있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사직서를 무턱대고 던질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5월 15일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