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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괴담'에 뒤숭숭…'메르스 휴업' 대치동은 적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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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4


4일 오전 메르스 확산의 여파로 휴업을 한 서울 대치동 대치초등학교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멈춰있는 그네, 텅 빈 공원, 조용한 산책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대한민국 교육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도 엄습한 가운데 4일 오전 동네 곳곳은 인적이 드문 '썰렁한' 모습이었다.

 

인근 아파트에서 관리일을 하는 A씨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다는 뉴스 나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단지) 돌아다녀 봐도 몇 명이나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기도 조용하잖아요"라며 아무도 없는 텅 빈 놀이터를 가리켰다.

 

아파트 각 통로 입구 게시판에는 '중동호흡기증구군(MERS-CoV) 바로알기'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안내문에는 '생활 속 예방수칙'이라며 자주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 만지지 않기, 기침을 할 때는 입과 코를 가리고 하기 등이 적혀 있었다.

 

밤사이 5명이 추가로 메르스 확진 환자로 확인돼 총 환자수가 35명으로 늘어난 이날, 대치동 주민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혹시 모를 추가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대치동은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아 자택에 격리됐다 골프를 쳐 논란을 빚은 한 50대 여성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의사들이 많이 거주해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를 포함한 주민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치초등학교를 비롯한 총 3곳이 지난 3일부터 휴업에 들어갔고 이날 총 6곳으로 확대됐다.

 

대치초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세차를 하고 있던 한 여성은 자신을 2명의 중학생을 둔 학부모라고 소개했다.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전부 착용한 그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고 있는 소식을 접하고 동네 약국과 편의점을 온통 찾아다니며 마스크를 구했는데 실패했다"며 "내 마스크는 황사마스크"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애들은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데 휴업을 하진 않았다"며 "우리 애들에게도 집에 있는 황사마스크를 씌워 등교시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알려진 대치동 학부모들끼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공유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맞다"고 전했다.

 

그는 "엄마들끼리 카톡으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며 "휴업하지 않은 중학교 학부모들끼리 모여 보건당국에 방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메르스 의심 학생이 발견되면 바로 휴업을 내려달라고 학교 측에 통보했다"고 밝혀 만일의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강아지와 함께 산책중이던 한 중년 남성은 "메르스 환자가 사는 O동은 사람들이 잘 안가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민들이 그 사람이 몇 동에 사는지 다 알고 있다"며 "그래서 그런지 평소보다 (아파트가) 조용하고 사람들이 집에서 잘 나오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학생 2명과 초등학생 1명을 둔 한 다둥이 엄마는 "아파트 분위기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신 "학부모들이 액상비누와 마스크를 쟁여놓고 학교로 보내주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는 괜찮은데 외부인들이 더 걱정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남편도 한의사인데 메르스 관련해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본인의 일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휴업에 들어간 대치초등학교는 건물 창문만 활짝 열려 있었다.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는 남학생 3명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으나 학교 보안관의 지시로 이내 놀이를 멈췄다.

 

한 남학생은 "친구들과 학교도서관에 왔다 공을 차려고 했다"며 메르스에 대해서는 "조금 무섭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학교를 빠져 나갔다.

 

학교 정문에는 메르스와 관련해 4일과 5일 임시휴업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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